바이러스와 세균은 무엇이 다를까? 항생제가 감기에 듣지 않는 이유
감기에 걸려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지 않을까?”
열이 나거나 가래 색이 진해지면 세균감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는 일반적인 항생제가 효과가 없습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둘 다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 구조와 증식방법이 다르고, 사용하는 치료제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CDC는 항생제가 일부 세균감염을 치료하는 약이며 감기·독감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고 안내합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와 세균은 정확히 무엇이 다르고, 감기에 항생제를 함부로 먹으면 왜 안 되는지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1. 바이러스와 세균은 무엇이 다를까?
바이러스와 세균은 모두 매우 작지만 완전히 같은 존재는 아닙니다.
세균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단세포 미생물입니다
세균은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미생물입니다.
환경이 맞으면 스스로 성장하고 증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세균이 사람에게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몸의 피부나 장에도 많은 세균이 살고 있으며 일부는 우리 몸과 함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면 일부 세균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균이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에는
연쇄상구균 인두염, 백일해, 일부 요로감염 등이 있습니다.
CDC는 이런 특정 세균감염에서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세균성 질환이라고 해서 항상 항생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일부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은 상황에 따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가 있어야 증식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구조가 훨씬 단순합니다.
독립적인 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고 유전정보와 이를 둘러싼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NIH 산하 자료에서는 바이러스가 스스로 증식할 수 없으며 사람이나 동물의 숙주세포 안으로 들어가 그 세포를 이용해 복제한다고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환에는
감기,
독감,
코로나19,
홍역,
RSV 감염 등이 있습니다.
즉 바이러스와 세균은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몸에서 증식하는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약도 달라집니다.
2. 감기와 독감에 항생제가 듣지 않는 이유
항생제는 이름 그대로 특정 세균을 죽이거나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바이러스에는 항생제가 공격할 세균의 구조가 없습니다.
그래서 감기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다고 항생제를 먹어도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CDC는 항생제가 다음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고 명확하게 안내합니다.
일반적인 감기와 콧물, 독감, 대부분의 기관지염, 대부분의 인후통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콧물이나 가래가 노란색 또는 녹색으로 변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세균감염이라고 판단하고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감기 과정에서도 콧물 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감은 어떤 약을 사용할까?
독감도 바이러스 감염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항생제로 독감 바이러스를 치료하지 않습니다.
다만 독감에는 상황에 따라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CDC는 독감 항바이러스제가 증상을 줄이고 질병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는 전혀 같은 약이 아닙니다.
항생제 → 특정 세균감염 치료
항바이러스제 → 일부 바이러스 감염 치료
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바이러스 감염에 항바이러스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일반적인 감기는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 등으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회복을 기다리게 됩니다. CDC도 일반적인 감기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된다고 설명합니다.
3.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먹으면 왜 문제가 될까?
“효과가 없어도 혹시 모르니 먹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항생제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사람에 따라
발진,
설사,
메스꺼움,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CDC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C. difficile 감염 등과도 관련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효과가 없는 약을 먹으면서 부작용 위험만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항생제 내성 문제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항생제 내성입니다.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세균이 항생제에 살아남도록 변화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 실제 세균감염이 생겼을 때 기존 항생제가 제대로 듣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WHO는 항균제의 오용과 과용을 약제내성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2023년 전 세계 검사로 확인된 세균감염 가운데 약 6건 중 1건이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항생제 내성은 약을 먹은 개인에게만 생기는 문제도 아닙니다.
내성을 가진 세균이 다른 사람이나 지역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입니다.
남은 항생제를 다음 감기에 먹으면 안 됩니다
집에 예전에 처방받고 남은 항생제가 있다고 해서 다음번 감기에 임의로 먹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원인이 바이러스인지 세균인지 알 수 없고,
세균감염이라 해도 어떤 항생제가 적절한지는 감염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CDC는 처방받은 항생제를 정해진 방법대로 복용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거나 다음에 사용하려고 남겨두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증상만 보고 바이러스와 세균을 구분할 수 있을까?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발열,
기침,
목 통증,
몸살,
피로
같은 증상은 여러 바이러스와 세균감염에서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열이 높으면 세균이다.”
“가래가 있으면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처럼 증상 하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의료진은 증상의 시작 시점과 진행 과정, 진찰소견 등을 보고 필요하면 신속검사나 배양검사 등 추가 검사를 이용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이 심하게 아파도 대부분의 인후통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연쇄상구균 인두염처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세균성 질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생제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만 보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입니다.
감기에 걸렸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일반적인 감기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됩니다.
충분히 쉬고,
물을 적절히 마시고,
증상에 따라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해 필요한 증상 완화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기처럼 보이더라도 독감이나 코로나19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처럼 중증 위험이 높은 사람은 독감·코로나19가 의심될 때 검사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CDC는 고위험군의 경우 독감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과 빠르게 상담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호흡곤란이나 심한 가슴통증, 의식 변화, 탈수 등 심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계속 악화된다면 일반적인 감기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기보다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러스와 세균, 이것만 기억하세요
바이러스와 세균은 둘 다 감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이용해 증식하고, 세균은 스스로 증식할 수 있는 세포성 미생물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특정 세균감염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따라서 감기나 독감에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다고 더 빨리 낫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 없는 항생제를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항생제 내성 문제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중요한 것은 강한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제대로 확인하고 그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마무리
감기 증상이 심하면 빨리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 항생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습니다.
반면 세균감염 중에는 항생제가 꼭 필요한 질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항생제가 강한 약인가?”가 아니라
“현재 감염의 원인이 무엇인가?”
입니다.
항생제는 필요할 때 정확하게 사용해야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약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